본문 바로가기
감상/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후기 (8월의크리스마스 줄거리 및 결말 포함)

by 블랙쿠키 2022. 8. 1.
반응형

벌써 8월이네요. 8월이 되면 저는 이 영화를 보게 되는데요. 바로 8월의 크리스마스. 이 영화도 굉장히 유명한 영화입니다. 봄날은 간다의 감독인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데뷔작인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수작인 것 같습니다. 

 

 

1998년에 개봉한 영화로 심은하와 한석규 주연의 영화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작품의 가치가 빛을 발휘하여 2013년도에 재개봉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 개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다시 보게 됐는데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한석규)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환자였습니다. 그는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한편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인 다림(심은하)은 단속 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어느 사진관을 자주 드나들게 됩니다. 그 사진관의 주인은 바로 정원이었습니다. 

 

 

다림은 사진관에 자주 가게 되면서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다림의 적극적인 대시에 정원 역시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그의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들은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조금씩 추억을 쌓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는 병의 증세가 악화하여 쓰러지게 됩니다. 한번 쓰러지고 난 후 그는 자신이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됩니다. 죽음을 깨닫게 되자 그는 사진과 관련한 기계 작동법들을 비롯하여 자신의 아버지가 혼자서도 비디오를 틀어서 볼 수 있게끔 종이에 적으면서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사이 다림은 갑작스럽게 사라진 정원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의 사진관에 찾아가기도 하고 그 앞을 서성거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그에게 편지를 쓰게 됩니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사라져 버린 정원을 걱정하다가 결국 그녀는 그의 부재에 가슴 아파하며 분노하게 됩니다. 뒤늦게 사진관에서 그녀의 편지를 읽게 된 그는 그녀의 편지에 답하는 편지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그녀의 근무지를 알게 됩니다. 해맑게 일하는 그녀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그는 결국 그녀를 향해 쓴 편지를 보내지 않게 됩니다. 

 

 

결국 그는 그녀와의 사랑을 깊이 간직하며 자신의 영정 사진을 직접 찍으며 죽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다림은 그의 사진관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의 사진관에 놓인 자신의 사진을 보고 해맑게 웃습니다. 미소를 머금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한번 볼만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을 두고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고 한다. 마지막에 다림이 정원의 죽음을 알고 간 것인가? 아니면 모르고 간 것인가? 하는 것에 의문이 많았다고 한다. 열린 결말로 연출한 것인 만큼 개인의 자유로운 해석에 따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다림이 정원의 죽음을 모르고 갔다고 생각한다. 그 역시도 그녀가 자기 죽음을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자신이 쓴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음으로써 그녀는 그의 죽음을 끝까지 몰랐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가 그녀와의 사랑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떠났듯이 그녀 역시 답장이 없는 그의 모습에 그와의 사랑을 추억으로 간직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모르는 것이 약일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던 것이 이해되기도 하였다. 자신의 사정을 알게 되고 마지막을 함께 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오로지 그의 입장만을 생각했을 때이다. 그녀의 처지를 생각해보면 그의 사정을 알고 그의 마지막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죽음이 가까운 사람과 함께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무엇보다 그가 죽은 이후 그녀는 큰 슬픔과 상실감에 빠져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보면 정원의 모습이 이해되면서도 안타까웠다. 

 

무척 어린 다림에 비하면 정원은 나이가 생각보다 많다. 나이 서른을 앞둔 남자에게서도 상대를 향한 순수한 마음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였다. 20대가 아닌 30대를 바라보게 되면 사랑하는 이를 향한 일방적인 마음, 한결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지기란 힘들게 된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시절에 겪은 사랑의 경험을 통해 결국 사랑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떤 행태와 모습이든 사랑에도 결국 끝이 있다. 당연한 얘기일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이라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곧 어느 때라도 쉽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원할 수도 있지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앞두면서도 그녀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무척이나 순수하게 느껴졌다.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은 항상 자신만을 생각하기 바쁘다. 가령 대화 속에서도 다른 사람 얘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얘기를 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기 바쁘다. 혹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결론짓기도 한다. 이렇듯 인간은 남을 지나치게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을 신경 쓰기 바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이러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이 끼어들면 얘기는 순식간에 뒤집힌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온통 그 사람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심하면 자신보다 그 사람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자신이 곧 죽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그렇게 변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그가 그녀를 생각하는 것처럼. 마지막으로 영화의 마지막에 정원이 한 말. 이 영화의 명대사를 쓰며 글을 마치겠다. 

 

 

내 기억 속에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제나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반응형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