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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그 해 여름 영화 후기 (그해 여름 줄거리 및 결말 포함)

by 블랙쿠키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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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정말 유명한 멜로 영화이죠. 2006년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개봉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영화였는데요. 하지만 좋은 영화는 시기 불문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기 마련입니다. 

 

 

결국 이 영화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는데요. 정말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됐는데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TV 교양 프로그램의 작가 수진(이세은)은 김PD(유해진)와 취재를 위한 길에 나서게 됩니다. 그들은 유명한 대학 교수인 윤석영(이병헌)의 첫사랑, 서정인(수애)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취재가 깊어지면서 그들의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윤석영의 첫사랑은 1969년 여름에 시작됩니다. 

 

 

그때 그는 대학생 신분으로 농촌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됩니다. 시골 마을 수내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는 그곳에서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아가지만 씩씩하고 순수한 한 여자, 시골 도서관 사서인 서정인(수애)에게 관심을 두게 됩니다. 둘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그녀와 추억을 쌓기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전쟁 때 월북한 사람이므로 빨갱이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의 소리에 개의치 않고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바쁩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녀 역시 그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와 함께하고자 합니다. 결국 그와 같이 서울에 올라오게 됩니다. 하지만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에 휘말리면서 잡혀가게 됩니다. 그들로부터 강압적인 심문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영의 아버지는 그에게 서정인과 모르는 사이라고 말할 것을 강요받게 됩니다. 그녀와 아는 사이라고 말하는 순간, 간첩죄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눈물을 머금고 그녀와 모르는 사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결국 그녀는 감옥생활을 하게 되나 윤석영의 아버지 도움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풀려난 그녀를 마주하며 그는 그녀와 평생을 함께할 것을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두통이 있다며 그에게 약을 사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녀는 그가 약을 사러 간 틈에 그곳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결국 그들은 그곳에서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됩니다. 약을 사고 온 그는 그녀가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녀를 잊지 못한 그는 30년이 지나서야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TV 교양 프로그램의 작가와 김PD의 취재 덕분에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유품을 통해 지난 흔적을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녀 역시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그녀의 흔적을 마주하며 웃음을 짓게 됩니다. 

 

 

그 해 여름,

한번 볼만한 것 같습니다!

 


 

 

창밖 너머로 라디오 소리를 듣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는 그의 모습 속에서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장면 속에서 그들의 묘한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가 눈물을 머금은 채 그를 바라보며 웃는 장면에서도 그들의 애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던, 취조하는 과정에서 그녀와 모르는 사이라고 말하던 그가 자리에 일어서면서 그녀를 뜨겁게 안는 장면, 울면서 그녀를 안는 장면이 너무 슬펐다. 그리고 마지막인 것을 아는 그녀와 마지막인 것을 모른 채 해맑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도 슬픔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별을 깨닫게 된 그의 모습 속에서 더 큰 슬픔을 느껴야 했다. 아마 그녀는 그의 아버지와 일종의 거래를 했을 것이다. 어쩌면 서로 간의 의견 합치에 따라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요구였을지도 모른다. 감옥에서 꺼내 주는 대신 자기 아들과 헤어져 주라는 거래. 혹은 부탁 같은 협박. 그녀는 결국 그를 위해 이별을 선택해야 했다. 

 

당시 시대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녀와 그의 입장, 그에 따른 행동이 이해된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모른척해야 했던 그의 모습도, 어쩔 수 없이 그를 놓아줘야 했던 그녀의 모습 또한 이해된다. 하지만 30년 동안 서로를 잊지 못한 그들의 사랑이 너무 가슴 아팠다. 세월이 흘러도 서로를 향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들이 오랫동안 서로를 잊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허무하게 끝나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제대로 된 사랑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그들은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음에도 제대로 된 사랑을 시작하지 못했다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아쉬움이 깊어질 때면 후회와 미련의 감정으로, 크나큰 그리움으로 온 마음을 뒤덮는다. 

 

많은 사람이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게 된다고. 세월이 약이라고. 이별 후 정리해야 하는 그 기억과 추억이 세월이 지나면 흐려지고 잊힌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무언가를 시작해봤고 무언가라도 해봤을 때 통하는 말이다. 무언가를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어떤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경우라면 그러한 말들은 허황한 말에 불과하다. 서로의 마음을 안 채 허무하게 끝나버린 사랑이라면, 시작도 못 해본 사랑은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깊이 가슴을 파고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존재를 일깨워준다. 잊을만하면, 살 것 같으면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약 올리는 듯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찝찝하게 그 기억과 추억을 기약 없이 함께 하게 된다.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찝찝한 흔적을 깔끔히 없애고 새로운 추억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그 흔적을 없애줄 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아니면 내 곁에, 내 앞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 사람이 나타나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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